6·25 전쟁에서 한국 공군 비행 훈련 이끌어

정부, 을지무공훈장·국민포장 수여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딘 헤스 대령 9주기 추모행사가 열린 9일 헤스 대령 공적기념비에 헌화하고 있다. 공군 제공

6·25 전쟁에서 한국 공군의 비행 훈련을 돕고 전쟁 고아들을 구출한 딘 헤스 미 공군 대령의 9주기 추모식이 9일 거행됐다.

공군은 이날 제주 항공우주박물관에서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주관하고 라이언 키니 미 7공군 부사령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9주기 추모 행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미 공군은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자 한국 공군에 F-51D 전투기를 제공하고 조종사들의 비행 훈련을 위해 바우트 원(BOUT-1) 부대를 긴급 편성했다. 헤스 대령(당시 소령)은 바우트 원을 이끌며 짧은 기간 내 한국 공군의 전투 능력을 끌어올렸고 전쟁 초기에는 250여 회 직접 출격해 적 지상군을 격퇴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헤스 대령은 1950년 12월에는 러셀 블레이즈델 미 공군 대령과 함께 미 C-54 수송기 15대, C-47 수송기 1대를 동원해 약 1000명의 전쟁고아를 서울에서 제주도로 후송해 구출했다. 전후에는 수시로 한국을 방문해 고아들을 돌봤고 20여 년간 전쟁고아 후원금 모금 활동에도 앞장섰다.

한국 정부는 헤스 대령의 6·25 전쟁 공로를 인정해 1951년 2등급 무공훈장인 을지무공훈장, 1960년 국민포장을 수여했다. 헤스 대령은 전쟁고아를 구출한 공로로 1962년에는 소파상을 수상했다. 소파상은 방정환 선생의 호를 따 어린이를 위한 일에 공로가 큰 사람에게 매년 수여하는 상이다.

이날 추모식에는 6·25 전쟁 당시 헤스 대령과 함께 근무한 고 계원철 장군, 이정보 정비사의 가족이 참석했다. 공군의 F-35A 3대, KF-16 3대, FA-50 4대와 미 공군의 F-16 2대가 행사장 인근 상공에서 추모 비행을 했다.

이영수 총장은 추모사를 통해 “헤스 대령의 도움을 받은 우리 공군은 F-35A와 같은 첨단 전력을 운영하고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을 만큼 세계 속의 강군으로 성장했다”면서 “공군은 고인의 무한한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며 자유와 평화 수호의 숭고한 사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