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변호사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 변호사는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지만, 최근 윤석열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2021.11.9 [국회사진기자단]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잘 알려진 신평 변호사가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영수회담 비선논란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또 영수회담은 윤석열 대통령이 먼저 제안한 것이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뜻을 전달했고 윤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영수회담 비선논란 의혹을 보도한 한국일보와 동아일보의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님을 명확하게 밝혔다.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이 영수회담을 위해 비밀 특사 역할을 하며 물밑조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 변호사는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이 어수선하니 별일을 다 본다"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신 변호사는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이 어제(8일) 전화를 걸어 '비선을 통해 물밑공작이나 물밑조율이 없었다고 확실하게 말을 했다. 아까도 전화가 왔는데 보도의 90%는 거짓이라고 하더라"며 "(최측근 인사가) '대통령은 나라의 지도자인데 대통령을 이렇게 비하를 시키는 것은 정치의 장에서 싸울 때 싸우더라도 대통령에 대한 기본 예의 자체를 갖지 않아서는 곤란한 것 아니냐, 우리(민주당)는 그런 일이 없다. 대통령을 비하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한 것'이라고 하더라"고 말을 전했다.

이어 신 변호사는 "나는 가교 역할을 한 적이 없다. 이재명 대표 측에서 영수회담 관련해서 대통령실에 얘기를 전해달라고 부탁을 받아 말을 전했을 뿐"이라며 자신은 메신저 역할만 한 것이라고 덧붙이며 "공식라인 외에 비선이나 특사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 변호사는 영수회담을 거론한 이재명 대표 최측근의 신상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비밀로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평 변호사 출판기념회에 참석, 신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2021.11.9 [국회사진기자단]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영수회담 구걸한 것처럼 묘사…그런 일 절대 없다"

신 변호사는 이재명 대표와 대통령실 인사와 관련해 논의했다는 해당 보도에 대해서도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임혁백, 함성득 교수) 두 분의 마음을 어떻게 알겠느냐 하지만 이런 보도 내용이 나온다는 게 이해하기 힘들다. 대통령 비서실장에 이재명 대표의 대선 경쟁상대는 등용하지 않겠다는 말이 대통령으로서 할 말이냐"며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 헌법상으로 보면 국무총리의 정치적 위상이 대단하므로 상당히 내각책임제가 많이 가미되어 있다. 국무총리를 대통령이 지명하지 않고 이재명 대표에게 추천을 받겠다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부부동반으로 만나자, 그러니까 이 대표가 위기모면용으로 그러는 것은 안 된다. 이렇게 말해서 윤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구걸하는 것으로 표현을 해놨는데 사실과 다르다"며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당원들이 비난을 쏟아낸 것에 대해) 심정은 이해되지만 허위에 입각한 것. 임혁백 교수와 함성득 교수가 영수회담에서 한 역할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또 함성득 교수가 "윤석열 대통령의 큰 정치를 향한 진정성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신 변호사는 "그건 큰 정치가 아니다. 헌정질서를 어지럽게 하는 행위다. 대통령이 그러면 안 되고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는데 대통령이 말했다고 버젓이 외부에 공표한 것"이라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와 함께 신 변호사는 "나는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가 아니다. 윤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과거에 활발하게 해왔던 만남을 다 끊었다. 내가 어떤 비선 역할을 한다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홍해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영수회담 시작에 앞서 취재진을 바라보며 악수하고 있다. 2024.4.29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전 위원장, 윤석열 대선 후보 조직 흡수…빠른 시기에 당권 잡으려 할 것"

한편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해 이철규 의원과 배현진 의원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신 변호사는 "이철규 의원이 방송에 나와서 배현진 의원을 언급하는 것처럼 말한 것 자체가 자신의 여러 가지 통제능력에 대해서 그렇게 해서는 안 됐었다, 실수했다고 말하고 싶다"며 "엄중한 시국 상황에서 누구보다도 더 인내하고 자신을 낮춰야 할 분이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철규 의원의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배현진 의원도 내가 보기엔 그렇게 칭찬할 만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며 "어려운 때를 만나면 정치인은 자신을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성숙한 정치인으로서 할 자세"라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8월에 열릴 수도 있다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신 변호사는 다시 한번 '한동훈 등판설'을 언급했다. 이미 신 변호사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신 변호사는 "한 전 위원장이 어느 국회의원에게 그 말을 부탁했는가를 들었다. 또 이 시점을 9월로 하면 당권에 도전해 볼 만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한 전 위원장이 부인한 것에 대해) 말이라는 것이 건너가면 달라질 수 있지만 내가 그 말을 들은 것은 너무나 분명하고 내게 그 말을 한 사람도 인격적으로 대단히 뛰어난 분이다. 그래서 그 말에 대해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서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 한 다리 건너서 들은 것임을 인정했다.

또 신 변호사는 "한 전 위원장이 지난 총선을 계기로 자신의 대권을 향한 조직을 많이 만들어놨다. 중앙과 지방에 걸쳐 아주 방대한 조직"이라며 "다만 조직은 훌륭한데 한 전 위원장의 정치적 자산이 얼마 되지 않는다. 그래서 가능하면 빠른 시기에 전당대회나 그렇게 도전해서 당권을 거머쥐려고 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전 위원장의 조직은) 확인한 내용이다. 한 전 위원장이 직접 관리하진 않지만 과거 대선과정을 통해 윤석열 후보를 지원하는 그 조직이 전국 각지에 있었는데 그 조직이 한동훈 전 위원장 쪽으로 흡수됐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신 변호사는 "한동훈 전 위원장이 총선 참패의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 그리고 백서가 마련되고 있다. 그 백서에서 한 전 위원장의 실책이 드러나면 책임을 지고 당권도전에 나서지 않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떳떳한 자세"라며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를 만류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