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전 국정원장)이 9일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폴리뉴스]

[대담 김능구 대표, 정리 임희택 기자] 박지원 민주당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가 9일 윤석열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으려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손을 잡아야 하며, 윤 대통령 자신의 임기 단축과 개헌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선 수용을 재차 촉구했다.

“尹 기자회견은 국민 배신 행위”

박지원 국회의원 당선자는 이날 오후 여의도 사무실에서 진행한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와의 정국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탈당하고, 거국내각 출범으로 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박 당선자는 “윤 대통령이 대통령을 2년 하니 다양하게 보고를 받아서 자신에 대한 비판들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국민이 바라는 것은 채상병·김건희 여사 특검 수용이다. 오늘 윤 대통령 반응은 안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국민 배신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은 ‘이번만은 대통령이 변하겠지’ 기대했지만 대통령은 변하지 않고 변명만 했다”며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채상병 특검법이 거부된다면 민심(民心)이 요동치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내가 국민 배신 행위라고 말한 것이 그것”이라며 “민심을 거역해도 이렇게 거역할 수 있나. 영수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이 변화되지 않아 민심이 공분(公憤)하고 있는데 그런 말씀을 어찌 하느냐.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는 식으로 (여론이 조성될 것)”이라고 밝혀 탄핵·하야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선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에서 자기(윤 대통령) 잡으려고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수사를 했으나 뭐가 있었냐는 식”이라며 “재판 과정에서 나온 새로운 기록, 선고, 23억 의혹은 말하지 않고 있다. 양평고속도로도 왜 이야기하지 않았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김 여사는 영부인이다. 사실대로 밝혀야 한다”라며 “윤 대통령이 진짜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혹시나 국민들은 영수회담 이후 2년 만에 기자회견 한다니 ‘(윤 대통령이) 바뀌었겠지’ 기대했지만, 변명만 하더라는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윤 대통령) 자신이 마치 문재인 정부 검찰의 희생양인 것처럼 보이려고 하는데 납득이 가는가”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특검법 재의결에 나설지에 대해선 “국민의힘을 살리고 자기들이 4년 후 다시 정치를 시작하려면 채상병 특검법을 재의결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영수회담 밀사 논란, 용산 본인 부인에 이 대표도 부인···협치의 시작으로

박지원 국회의원 당선자는 "총선 민의는 윤석열 이재명 공동정권으로 공치 협치를 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폴리뉴스]

4·10 총선에서 정부·여당이 참패하면서 윤 대통령은 29일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가졌다.

총선 결과에 대해 박 당선자는 “국민들이 민주당에 180석을 주지 않고 171석을, 야권에 200석을 주지 않고 192석을 준 것은 황금 분할, 신의 한 수”라며 “국민들이 내린 윤석열·이재명 공동정권으로 공치·협치를 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말했다.

총선 참패 후 있었던 영수회담에 대해 그는 '교착 상태'라고 표현했다.

교착 상태에 빠진 영수회담의 예시로 그는 김영삼 대통령·이홍구 신한국당 대표·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 간 영수회담을 들었다.

 그는 “이홍구 대표가 당시 영수회담이 끝나고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길 이번 영수회담에서 하나도 합의된 것 없이 실패라고 말했다”며 “그런데 김대중 총재는 기자·의원들에게 이번 영수회담은 대성공이며 이러한 것을 합의했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이를 두고) 기자들에게 예일대 정치학 박사이자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출신인 이홍구 대표가 정치 9단인 양김(兩金)의 말을 못 알아들었다고 말한 적 있다”며 “당시 여야 영수회담이 저는 성공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최근 불거진 함성득·임혁백 밀사 의혹에 대해선 “용산에서 (영수회담 개최 협의는) 공식라인으로 했다며 밀사·특사·비선 라인 의혹을 완전히 부인했다”며 “이 대표도 부인했다. 저는 이것을 좋은 의미로 보면 협치가 시작되는 거 아니냐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협치 시작의) 결과가 이태원 특별법이다. 의과대학 증원 문제에 더 조정을 해서 대통령이 2천 명 고집하지 않겠다(고 말할 수 있다)”며 “한두 가지를 갖고 ‘성공했다’, ‘또 (영수회담) 하겠다’라고 했다면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29일 영수회담 밀사들의 전언으로 알려진 ‘당신(이 대표) 경쟁자들 다 없애겠다’ 발언에 대해선 “그런 발상을 어찌할 수 있나”라며 “이 대표는 ‘경쟁자는 많을수록 좋다’고 했다(고 한다). 이 대표의 완승”이라고 말했다.

밀사 간에 확인되지 않은 ‘밀약’이 있을 것이라는 풍문에 대해서는 “밀약은 없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그는 영수회담 밀사 논란에서 “거기에 중대한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면서도 그것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박지원 청와대 공보수석은 1998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을 거쳐, 1998년 2월 25일 부터 대통령비서실 공보수석비서관직을 수행했다. [사진=e영상역사관]

여소야대(與小野大)에 따른 정국 불안에 대해선 거국내각 구성을 통한 개헌을 촉구했다.

거국내각에 대해 박 당선자는 “결국 머잖아 윤 대통령은 탈당하고 거국내각으로 갈 것”이라며 “국민과 야당이 국회를 통해 더 (거국내각 구성을) 추진해야 한다. 이대로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개헌에 대해선 “헌정 중단을 (국민들이) 바라지 않는다. 여기에서 4년 중임제 개헌을 생각한다”며 “MB(이명박 대통령) 때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저와 개헌 문제를 깊숙이 논의했다. 4년 중임제 개헌을 하면서 MB가 임기를 1년 단축하면 (정치 일정이) 맞아 돌아갈 것이라 말했더니 소식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자기 임기 1년 단축하라면 하겠나. 이제 당선된 초선 의원한테 당신 3년만 해라를 받겠냐”라면서도 “윤 대통령이 지금은 실패한 대통령이 됐지만 그가 역사에 남으려면 4년 중임제 개헌으로 임기 1년을 단축해 제7공화국을 탄생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개헌에 있어 국회와 다음 국회의장의 역할에 대해선 “윤 대통령과 이 대표와의 중간에서 국회의장이 잘 해야 할 것”이라며 “국회에 개헌안이 쌓여 있다. 정부 형태·감사원의 국회 이관 등을 결정하면 된다”고 말해 22대 국회를 ‘개헌 타이밍’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 정부가) 2년 됐으니 내년에 (개헌을 하면) 2026년에 대통령 선거·지방 선거를 같이 할 수 있다”며 “국민들이 개헌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채상병·김건희 특검 찬성으로 민심 얻어야 복귀”

박지원(우측)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문재인(좌측) 당시 당대표 [사진=더불어민주당]

총선 참패를 책임지고 사퇴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마음이 급할 것”이라면서도 "복귀 방법은 윤 대통령에게 ‘용감하게’ 쓴소리를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 전 위원장이 다시 정치에 나오려면 윤심을 얻으려 하지 말고 민심을 얻어야 한다”며 “바른 말을 해야 하고 국민 앞에서 대통령한테 각을 세우는 용기를 보여줘야 한다. 채상병·김건희 여사 특검 반대해선 안된다고 윤 대통령에게 말하면 돌아올 수 있다”고 복귀 전략을 제안했다.

한 전 위원장에 대해선 “내가 지난 총선에서 유세를 다니며 노래 불렀다. ‘4월이 가면 떠나야 할 사람 한동훈입니다’, ‘5월이 오면 울어야 할 사람 윤석열 김건희 부부다’가 그것”이라며 “(노래 가사대로) 그렇게 됐다. 한동훈은 실패한 2인자”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집권 여당 대표, 2인자는 대통령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윤 대통령이 성공하지 못한 건 협치를 안해서”라며 “그런데 한 전 위원장은 이재명·민주당·문재인·운동권 비판만 하다 끝났다. 싸움만 하다 끝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2인자는 달이 돼야지 어떻게 태양이 둘인 것처럼 나섰나”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변하지 않는다”라며 “현재 전당대회 규칙은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만들어 놓은 것 아닌가. 나경원·이준석 못 나오게 만든 당원투표 100%를 지금도 고치냐 못고치냐 한다. 당원 100%는 윤심 반영(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단식 투쟁 중인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尹, 레임덕 현실화···김 민정수석 임명은 검찰 장악·김건희 방탄”

최근 김주현 민정수석비서관 임명에 대해선 “검찰을 장악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늘 법무부 장관 물망에 올랐던 김 수석을 김건희 여사 방탄용 민정수석으로 임명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를 조사한다 하니 검찰에 (민정수석을 통해) 지시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레임덕은 이미 시작됐고 검찰도 레임덕의 종(鍾)을 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대해 그는 “(검찰은) 집권 초에 전 정권 비리를 잡아 현 대통령에게 충성한다. 그러나 2~3년이 지나 전 정권 (비리 조사) 다 했다. 문재인 정권은 이제 (조사 거리가) 없다”며 (전 정권 수사를 하면) 오히려 역(逆)작용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때문에 (검찰이) 지난 2년 간 (현 정부) 전반부 측근·친인척 비리를 꼬불쳐놨다가 이를 수사하면서 현직 대통령 등에 비수를 꽂는 것”이라며 “오늘(취임 2주년 기자회견)도 ‘디올백은 민간인(김 여사)한테 준 것이다’, ‘청탁 목적이 없었다’, ‘김영란법도 위반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이를 언제 알았냐’ 등 법리론으로 덮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22대 총선에서 최고령, 최고 득표율로 5선 국회의원이 된 박지원(중앙)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다음은 박지원 당선자(전 국정원장) 인터뷰 주요 내용]

▲ 김능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공치를 이야기했다.

△ 박지원> 오늘 기자회견을 보면 윤 대통령이 대통령을 2년 하니 다양하게 보고를 받아서 자신에 대한 비판들을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렇지만 국민이 바라는 것은 채상병·김건희 여사 특검 수용이다. 오늘 윤 대통령 반응은 안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래서 내가 오늘 기자회견은 국민·야당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이번만은 대통령이 변하겠지’ 기대했지만 대통령은 변하지 않고 변명만 했다. 희망이 없다.

▲ 김능구> 국민에게 무언가를 해명하고 설명하려고 하면 이번 기자회견은 망할 것이라는 조선일보 칼럼도 있었다.

△ 박지원> 그렇다.

▲ 김능구> 채상병 특검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어떻게 대응할까?

△ 박지원> 현역에서 낙선한 이들(국민의힘 당선자들)이 민심(民心)을 봤다. 윤석열 대통령의 레임덕은 이미 시작됐다. 국민의힘을 살리고 자기들이 4년 후 다시 정치를 시작하려면 채상병 특검법을 부결시킬 것이다.

▲ 김능구> 28일 본회의에서 재의결될 가능성은 높나?

△ 박지원> 그렇다.

▲ 김능구> 총선 분기점은 3월 이종섭 호주런이었다. 정권 심판론이 부각되면서 채상병 특검법이 그 중심에 있었다. 국회도 국회지만 민심 요동치지 않겠나?

△ 박지원> 그렇다. 내가 국민 배신 행위라고 말한 것이 그것이다. 민심을 거역해도 이렇게 거역할 수 있나. 영수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이 변화되지 않아 민심이 공분하고 있는데, 그런 말씀을 어찌 하느냐.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

▲ 김능구> 정진석 비서실장은 큰 역할을 못하고 있나?

△ 박지원> 그런 모양이다.

▲ 김능구> 기자 생활 등 여러 가지 봐서 윤 대통령이 원조 친윤인 정 실장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겠나 했는데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보니 그렇지 않은 것 같다.

△ 박지원>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에서 자기(윤 대통령) 잡으려고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수사를 했으나 뭐가 있었냐는 식이다. 재판 과정에서 나온 새로운 기록, 선고, 23억 의혹은 말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양평고속도로 왜 이야기하지 않았는가. 자신이 마치 문재인 정부 검찰의 희생양인 것처럼 보이려고 하는데 납득이 가는가.

▲ 김능구> 최근 민정수석 부활시키면서 검찰총장보다 9기 선배인 검사 출신을 임명했다. 검찰 장악이라는 분석이 있다.

△ 박지원> 검찰 장악 하려고 하는 것이다. 정신 못차린 것이다. 김건희 여사 방탄 공천으로 공천에 실패했지 않았나. 검찰총장보다 김주현 수석이 9기수 위인데 그는 기획통이다. 검찰국장, 법무차관, 대검차장 등을 역임했다. 늘 법무장관 물망에 올랐던 김 수석을 김건희 여사 방탄용 민정수석으로 임명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를 조사한다고 하니 검찰에 (민정수석을 통해) 지시하려고 하는데 이건 안 된다. 윤 대통령의 레임덕은 이미 시작됐고 검찰도 레임덕의 종을 치기 시작했다. 검찰의 과거 속성을 보면 집권 초에 전 정권의 비리를 잡아서 현 대통령에게 충성한다. 그러나 2~3년이 지났는데 전 정권 (비리 조사) 다 했다. 문재인 정권은 이제 (조사 거리가) 없다. 국민에게도 오히려 역(逆)작용이 날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검찰이) 지난 2년 간 (현 정부) 전반부 측근·친인척 비리를 꼬불쳐놨다가 이를 수사하면서 현직 대통령 등에 비수를 꽂는 것이다. 오늘도 ‘디올백은 민간인(김 여사)한테 준 것이다’, ‘청탁 목적이 없었다’, ‘김영란법도 위반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이를 언제 알았냐’ 등 법리론으로 덮으려 한다. 제가 300만 원 상당 가방을 받았다면 가만히 있었겠나. 김 여사는 영부인이다. 사실대로 밝혀야 한다. 저는 윤 대통령이 진짜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혹시나 국민들은 영수회담 이후 2년 만에 기자회견 한다니 바뀌었겠지 변했겠지 기대했지만 변명만 하더라는 반응이 나올 것이다.

▲ 김능구> 영수회담 밀사 건으로 여러 후문이 나왔는데 ‘강경파와 측근 때문에 못 만난 것’, ‘총리 추천’, ‘이 대표의 대권’, ‘골프 회동’ 등이 그것이다. 박 당선자는 이를 두고 팩트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 박지원> 저는 알았다. 그 두 분으로부터 들었다. 그래서 내가 다 따져보니 그 내용을 보면 이재명 완승, 윤석열 완패다. 거기에 중대한 또 하나의 문제가 있는데, 그건 (함성득·임혁백 교수들이) 아직 안 밝혔다. 저는 알지만 제 입으로는 말을 못한다.

▲ 김능구> 원로교수들인데 자기들 과시하려고 그랬을리 없다는 건가?

△ 박지원> 그렇다

▲ 김능구> 이 대표 중심을 잡았나?

△ 박지원> 완전히 잡았다. 그 내용을 본다면 이재명 완승, 윤석열 완패다. 국민의힘 게시판에 윤 대통령 탈당하라고 바글바글 끓지 않느냐.

▲ 김능구> 윤 대통령이 본인이 국민의힘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고, 보수 정체성도 확고하지 않다. ‘죽 쒀서 개줬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 박지원> 총선 후 보수층에서는 신문도 안보고 TV도 안본다는 것 아니냐. 보수 종편 채널들 시청률이 팍 떨어졌다.

▲ 김능구> (보수) 유튜브 구독자들도 절반 이상 구독을 취소한다는 후문이다.

△ 박지원> 그렇다. 너무 실망한거다. 지금 나가면 윤 대통령 욕만 있지 이 대표 욕은 없다.

▲ 김능구> 윤 대통령 본인은 보수 정당 국민의힘의 혁신이랄지 새로운 뭔가를 만드는데 대해 아무 생각 없는 것인가?

△ 박지원> 어떻게 됐든, 당신(이 대표) 경쟁자들 다 없애겠다. 이런 발상을 어찌할 수 있나. 이에 이재명은 ‘경쟁자는 많을수록 좋다’고 했다. 임혁백·함성득 교수와 공치, 협치 이야기를 했다. 청와대서 공식라인으로 했다고 밀사·특사·비선 라인을 완전히 부인했다. 이 대표도 부인해줬다. 저는 이것을 좋은 의미로 보면 협치가 시작되는 거 아니냐하고 긍정적으로 봤다.

▲ 김능구> 밀약에 대해선 어찌 생각하나?

△ 박지원> 밀약은 없는거 같다. 영수회담 이상으로 비선 라인이 움직인 것은 아니다.

▲ 김능구> 밀사들이 오고 갈 때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는 것인가?

△ 박지원> 그렇다. 하지만 이 대표가 (밀사는 없었다고) 정리했으니 완승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박정희·YS 영수회담 때 박 대통령이 “다음엔 임자가 하라”고 해서 YS가 기분이 좋아 이택돈 대변인을 태우고 북한산으로 가서 “다음에 나다”라고 외쳤다는 것 아니냐. 이런 식의 것은 없었던 것 같다.

▲ 김능구> 윤 대통령이 취임할 때 여소야대와 2년 뒤 총선에서 여소야대와는 또 다르지 않나. 권력을 내려놓거나 거국내각·공동정권 구성에 대해선 지금 의사가 없어 보이나?

△ 박지원> 국민과 야당이 국회를 통해 더 추진해야 한다. 이대로는 할 수 없다. 어떻게 김건희·채상병 특검을 거부권 행사한다고 그대로 가느냐.

▲ 김능구> 철옹성 같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촛불 앞에 완강하게 버티다 당시 새누리당·민주당이 같이 풀지 않으면 안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부터 추락했다. 한 발 늦은 것이다. 28일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로 재의와서 의결된다면 심각한 거라고 볼 수 있겠다.

△ 박지원> 그렇다. 대통령 물러나야 한다는 식으로 (여론이 조성될 것이다).

▲ 김능구> 탄핵 아니고 하야 목소리 가능성도?

△ 박지원> 그럴 수 있다.

▲ 김능구> 민심의 바다에 뜬 국회의원들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 같다

△ 박지원> 그렇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변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윤 대통령 한 사람이 안 변하고 있다.

▲ 김능구> 국민의힘에서 대통령 변화만 바라보고 있을 수 있나?

△ 박지원> 치고 나가야 한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도 정계 다시 나오려면 민심을 등에 업어야 한다. 그가 채상병·김건희 여사 특검 받으라고 말한다면 길이 있지만 지난번처럼 한다면 길이 없다. 지금 국민의힘이 왜 저리 지리멸렬하고 있나. 민심과 같이 가야하는데 자꾸 윤심으로 가려는 것이다.

▲ 김능구> 채상병 특검법도 국민 다수가 지지하는데 국민의힘이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한다. 해결책은?

△ 박지원> 저는 4·10 총선 민심의 결과는 윤석열 이재명 공동정권이라고 본다. 국민이 공치·협치를 하라고 명령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탈당하고, 거국내각 출범을 영수회담에서 합의해야 한다. 지금까진 영수회담만 했지만, 저는 비선 라인을 이 대표가 부인한 것을 보면 (이 대표도 호응했다고 생각한다).

▲ 김능구> 밀사들 통해 공감대가 형성된 것인가?

△ 박지원> 그렇다. 비선라인을 대통령실이 부인하니 손을 맞잡았다. 나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협치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결국 머잖아 윤 대통령은 탈당하고 거국내각으로 갈 것이다.

▲ 김능구> 대통령으로서는 거국내각 꾸리더라도 대통령직을 가지고 가니 나쁘지 않은 것인가?

△ 박지원> 헌정 중단을 (국민들이) 바라지 않는다. 나는 여기에서 4년 중임제 개헌을 생각한다. 저는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식 체제를 지지한다. MB(이명박 대통령) 때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저와 개헌 문제를 깊숙이 논의했다. 내가 “방법이 있다. 4년 중임제 개헌을 하면서 MB가 임기를 1년 단축하면 나라가 돌아갈 것이다. 현재는 대선·총선·지선이 매년 있다. 선거 횟수도 줄고, 정치적 격동과 예산도 준다”고 말했는데 안 대표가 자기가 해결하겠다고 하더니 소식이 없더라. 대통령이 자기 임기 1년 단축하라면 하겠나. 이제 당선된 초선 의원한테 당신 3년만 해라를 받겠냐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지금은 실패한 대통령이 됐지만 그가 역사에 남으려면 4년 중임제 개헌으로 임기 1년을 단축해 제7공화국을 탄생시켜야 한다.

▲ 김능구> 결단을 내릴까?

△ 박지원> 다른 대통령들은 그런 결단은 못 내린다. 윤 대통령은 성격상 하실 것 같다. 그래서 제가 만약 국회의장이 됐다면 그걸 (제안)하려 했다.

▲ 김능구> 삼권분립에서 엄연히 국회의 역할이 있다. 22대 국회 어떻게 운영돼야 한다고 보나?

△ 박지원> 윤석열 대통령의 독주에서 국회를 바라봐야 한다. 국민들이 민주당에 180석을 주지 않고 171석, 야권에 200석을 주지 않고 192석을 준 것은 황금 분할, 신의 한수다. 국민들의 윤석열·이재명 공동정권으로 공치·협치를 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여야 영수회담의 교착에 대해 예를 들면, 김영삼 대통령·이홍구 신한국당 대표·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 영수회담 있었다. 이홍구 신한국당 대표가 영수회담이 끝나고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길 이번 영수회담서 하나도 합의된 것 없이 실패라고 말했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은 저와 같이 코리아나 호텔 옆 다뉴브라는 양식당에서 한 시간 넘게 정리를 하고 돌아와서 기자·의원들에게 “이번 영수회담은 대성공이며 이러한 것을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니 청와대 대변인도 전화를 걸어와 내게 발표문 좀 보내달라고 하고 자기들도 똑같이 발표를 했다. 여당 대표는 실패라 하고 야당 총재는 성공이라고 하니 기자들의 혼란이 왔다. 내가 예일대 정치학 박사이자 서울대 정치학 교수 출신인 이홍구 대표가 그들의 말을 못 알아들었다고 말한 적 있다. 여야 영수회담 저는 성공했다고 본다. 그 결과가 이태원 특별법이 나온 것이다. 의과대학 증원 문제에 더 조정을 해서 대통령이 2천 명 고집하지 않겠다는 한 두가지를 갖고 ‘성공했다’, ‘또 (영수회담) 하겠다’라고 했으면 국민이 얼마나 희망을 갖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