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불교’ 이끄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기자간담회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9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조계종 제공

“선 명상 프로그램 등 구체화
청년들에 가까이 다가설 것”

“연등회를 브라질의 삼바 축제처럼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세계적 축제로 만들겠습니다. 아름답고 경건하면서도 마음이 편안한, 세계인이 함께하는 연등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불기 2568년(2024년) 부처님오신날을 엿새 앞둔 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봉축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재인 연등회는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종로 일대에서 열린다.

진우 스님은 봉축사를 통해 “우리 사회는 세계 최고의 저출산·고령화·스트레스 등으로 마음의 풍요를 누리지 못하고, 혼삶과 늦혼, 일자리 부족으로 희망을 잃고 좌절하는 젊은이들이 있다”며 “청년들의 열광에 화답하여 더욱 활기차고 젊어지는 한국 불교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진우 스님은 특히 ‘젊은 불교’를 강조하며 ‘K불교’ 콘텐츠를 개발해왔다. 조계종이 지난달 주최한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선 ‘AI(인공지능) 부처님 고민상담소’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진우 스님은 지난달 30일 청년들에게 열광적 인기를 누리는 ‘뉴진 스님’(코미디언 윤성호)을 만나 합장주와 디제잉 헤드셋을 선물하기도 했다. 뉴진 스님은 12일 연등놀이 마당에서 ‘극락도 樂(락)이다’라는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공연을 연다.

진우 스님은 “모든 세대가 다 힘들지만 특히 젊은 사람들이 힘들어한다”며 “젊은이들이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청년들과 불교의 만남은 계속 이뤄질 것입니다. 불교박람회를 순간적인 흥밋거리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마음이 닿잖아요. 선(禪) 명상 프로그램을 좀 더 구체화해 청년들이 가까이할 수 있도록 할 작정입니다.”

진우 스님은 한국 불교의 출가자 수 감소를 ‘가장 큰 위기’라며 걱정했다. 진우 스님은 “1970년대에는 한국 인구가 4000만도 안 됐는데 ‘2000만 불자’였다면 지금은 ‘1000만 불자’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경북 경주 남산 열암곡에서 엎어진 채 발견된 마애불을 바로 세우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진우 스님은 “마애불이 1000년을 누워 있었다는 것은 ‘다시 일어선다’는 전제이기도 하다”며 “불상이 일어섬으로 국민과 국가에 새 희망을 불러일으킬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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