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가방 등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고발한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 사무총장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9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문재원 기자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고발한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에 관련 고발이 접수된 지 5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 김승호)는 9일 오후 2시부터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넨 최 목사를 주거침입·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고발한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을 불러 조사했다. 최 목사가 몰래 찍은 해당 사건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한 ‘서울의소리’ 등을 청탁금지법 위반,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로 고발한 홍정식 활빈단 대표도 이날 김 사무총장과 함께 조사를 받았다.

김 사무총장과 홍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최 목사와 서울의소리 등을 고발한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김 사무총장은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전달한 행위를 언급하며 “성직자가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며 “마치 공적인, 공익성을 추구한다는 목적으로 사안이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선물한 디올 명품가방이나 손목시계에 내장된 소형 카메라 등을 서울의소리 측이 준비해준 것만 봐도 치밀한 공작 속에 계획된 범죄라는 합리적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원석 검찰총장은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지시한 데 이어 지난 2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에게 해당 사건 전담 수사팀을 꾸리라고 지시했다. 현재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 수사팀에는 형사1부 검사들과 반부패수사3부, 공정거래조사부, 범죄수익환수부에서 각각 파견된 검사 3명이 추가로 투입된 상태다.

검찰은 이날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검찰은 오는 13일에는 최 목사에 대한 조사를, 오는 20일에는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 백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검찰청에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및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검찰은 백 대표 측에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네는 장면이 담긴 ‘원본 촬영 영상’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도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이 언급되자 “제가 입장을 언급하는 것은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걱정을 끼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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